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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 시론 감상평 임내영 동시집 <요리요리>(시산맥사) 추천글

이러한 동시가 독자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것은, 짧은 호흡에서 서정성이 흐르고 또한 재치 위주의 작품이라도 종합적인 사유가 있다면, 좋은 동시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요즘 아이들의 관심과 이야기 내용이 신선하게 다가오는 것 또한 좋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왜 동시를 써야 하는 질문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동시는 동심이 철철 넘쳐흐르고 감동과 재미를 주는 단순 간결한 동시이면서 어린이에게 자신감과 용기를 북돋아 주어야 할 것이다. 훈계나 유희적이고 괜한 귀여운 모습을 단순 묘사하는 창작은 독자에게 거리감을 줄 뿐이다. 흔히 ‘어린이는 나라의 새싹’이라고도 하고, 윌리엄 워즈워드는 에서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다”라고 했다. 동심의 소중함과 경건함을 얘기한 것이리라. 눈으로만 보고 느끼는 요즘의 시각형..

나의 글 外 2024.02.15

앙상한 영혼들의 도시적인 삶

한겨울, 설날이면 추위가 정점에 이르는 때인데 인간의 무자비한 소비의 군불 때문에 삼한사온이라는 말은 이미 이상기후에 소멸하고 말았다. 출근길, 어떤 이는 코트 깃을 세우고, 그 곁에는 두꺼운 목도리를 휘두르고서 뭔가에 쫓기는 듯한 얼굴들이 시리디시린 도심의 거리를 걷고 있다. 저들의 걸어가는 표정엔 그 무엇과의 이음표가 없는 단절된 얼굴이다. 하나같이 홀로 걷는 걸음걸이엔 말 줄임표만 매달려 있다. 십수 년 살면서 보는 도시의 풍경임에도 새삼 엄동설한에 느끼는 감정은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그리고 다시 한번 도시적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도시적인 삶이 힘들고 피곤해서 오는 것이다. - 시골의 삶이 쉽고 편하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시골에 비해 도시에서는 사람들과의 관계 즉, 다양한 ..

망각, 잠시 의식의 문과 창을 닫자

망각? 기억은 좋고 망각은 나쁜 것인가? 살아가면서 수많은 사람과 일들에 부딪힐 때 좋은 일들은 잊지 않고 기억하고 싶다. 그리고 나쁘고, 차마 생각하고 싶지 않은 사건들에 대해서는 잊고 싶다. 그러나 모든 걸 다 기억한다면 얼마나 고통스럽겠는가. 이러한 측면에서 망각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망각’이라는 단어는 고마운 존재가 아닐까 한다. ‘비움’은 장자 철학의 핵심 키워드다. 여기서 ‘비움’은 부정적인 마음을 해체하는 것이다. 대상에 대해 분별과 편견을 버리고 수용하는 것, 그게 장자가 말한 심재心齋와 좌망座忘이다. 나를 비우고 나를 잊은 마음 자세로 세상을 바라보면 세상의 이치를 터득할 수 있기에 세상이 왜곡되어 보이지 않는다. 반면에 꽉 찬 마음을 비우지 않고 주관적으로 세상을 해석하는 것은 제멋대..

글쓰기, 마당을 쓸고 정원을 가꾸다(1)

글을 써 왔다. 그 과정은 글의 마당을 쓸고 닦고 정원의 수목과 화초를 가꾸는 작업이다. 쉽지 않은 여정이다. 꽃 피울 시기에 맞춰 화초에 물을 주고, 수목을 전지 해 수형을 갖추는 과정이, 글을 짓고 가꾸는 과정이 창작의 과정이라면, 마당의 잡초를 뽑아주고 흙을 북돋우며 고르는 작업은 퇴고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그렇게 창작과 퇴고의 결과물로 피는 꽃과 맺는 열매의 작품이 있다. 이러한 열매와 꽃들을 소망하는 것은 꽃의 향과 열매의 농익음의 유무를 떠나서 나만의 충족감 때문이다. 비록 독자들에게 다가서는 것일지라도. 이러한 마당에 심어 놓은 다양한 식물과 수목들로 채워진 글의 정원과 마당, 그들이 불 밝혀준 것에 감사하면서 더욱 빛나는 등불을 켜 나가야 한다. 지금 순간에도 자판의 소리는 더욱 조심스..

흔적의 꽃

https://www.youthassembly.kr/news/757754 [목요일의 책] 흔적의 꽃 홍영수의 시집 『흔적의 꽃』. 이 시집은 홍영수의 시 작품을 엮은 책이다. 크게 4부로 나뉘어 있으며 책에 담긴 주옥같은 시편들을 통해 독자들을 시인의 시 세계로 안내한다. 1부 몽땅 빗자루 2 www.youthassembly.kr http://www.gbis.co.kr/news/266695 [목요일의 책] 흔적의 꽃 - 부동산정보신문 홍영수의 시집 『흔적의 꽃』. 이 시집은 홍영수의 시 작품을 엮은 책이다. 크게 4부로 나뉘어 있으며 책에 담긴 주옥같은 시편들을 통해 독자들을 시인의 시 세계로 안내한다. 1부 몽땅 빗자루 2 www.gbis.co.kr http://www.kapn.kr/news/26669..

나의 글 外 2024.01.21

니힐리즘(Nihilism)의 극복, 위버멘쉬(Übermensch)

현대 사회는 물질문명의 풍요로움과 다양한 대중매체의 발달 등으로 외형적으로는 넉넉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렇다고 인간의 내면적인 정신적 삶까지 풍요롭지는 않다. 오히려 광대무변한 정보와 지식들이 나에게 어떤 의미와 가치가 있기보다는 오히려 절대가치의 상실과 혼란을 겪을 때가 많다. 그런데도 이러한 문제점들에 대한 보다 확실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니체는 자신이 살던 시대를 허무주의 시대라고 파악했다. 그는 왜 허무주의라고 판단했을까? 허무주의란 개인을 옭아매고 간섭하는 절대적 가치체계를 벗어나는 것이다. 이유는 그 시대의 절대적 진리나 신이라는 존재가 허구였음을 깨달음으로써 불안과 상실감으로 삶의 가치와 의미를 찾지 못해서 방황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허무주의 도래한다고 했다. 니힐리즘(N..

더하기 빼기/홍영수

몇 번을 빚어야 어둠의 낯빛이 밝아질 수 있을까 얼마를 다듬어야 타인의 시선을 동냥할 수 있을까 몸뚱어리 이곳저곳을 허물고 메워서 교정부호로 피어오른 외모의 흔적들은 볼거리의 장식이요 영혼 없는 굴종의 상처다 깎아내고 덧붙이며 차이를 가르지 말고 네 안의 자신으로 돌아가자 넌, 너만의 심혼을 네 안에 가지고 있다. 도려내고 부풀려서 개성 또한 지우지 말자 비스름한 형상의 공주이고 왕자가 되어 시선들을 구걸하는 윈도우속 마네킹이 되지 말자 넌 이미 곱게 피어난 한 떨기 꽃잎이고 너의 정원엔 너만의 향기로 가득하다. 자의식을 속인 우월감으로 우쭐대지 말자 과장된 오류의 겉모습일 뿐이다. 외양이 주목받고 내면이 소외된 시대 그 자리엔 네가 없고 가식이 자리한다. 가식의 자리에는 본래의 내가 없다. 영혼을 잃은..

나의 시 202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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